호주에는 너무나 다양한 트랙킹 코스가 있는데 일요일 아침 "두발로 하이킹"이라는 동아리에 참여하여 너무나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
일단 써큘러 키에서 배를 타고 Taronga Zoo 동물원에서 내렸다. 불과 한정거장인데도 배를 탔다는 사실만으로도 바로 관광객 모드 느낌에 빠진다.
타롱가주에 올 때마다 느낀 점은 시드니의 아름다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동물원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금싸라기 땅에 동물들이 아주 넓직 넓직한 공간에서 살고있다. 한국으로치면 한강 뷰를 볼 수 있는 동물원이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 곳에 동물들이 계속 살 수 있을까? 개발 계획에 밀려서 동물들도 짐 싸서 밀려 밀려 변두리로 이사가야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서는 다행히 가장 좋은 곳이어도 넘보지 않고 동물들이 거기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 같았다.
타롱가주에서 걷기 시작해서 이제 바닷길을 걷는다. 그런데도 울창한 숲이 바로 옆에 펼쳐져있다.
나무들마다 꽃이 열리고 다양한 꽃색깔과 먼 발치의 바다가 어울린다.
가는데 필요한 표지판이 화려하지도 않고 크지도 않고 꼭 있으면 좋을만한 장소에 없기도 하다. 하지만 나름 귀엽다.
가면서 리자드란 애도 만나고 너무나 예쁜 많은 꽃들을 만났다. 나는 호주에서 본 꽃중에서 보라색 자카란다를 제일 좋아하지만 사실 이름을 모르는 너무나 다양한 들꽃에도 늘 반한다.
가끔 주택가로 나왔다가 다시 숲길이나 바닷길로 들어가기도 한다.
드디어 맨리비치에 당도하였다. 19킬로 이상 걸었다. 원래 길로는 19킬로지만 선착장에서 비치까지 조금 더 걸어갔으니까 20킬로는 넘은 셈이다.
중간에는 해군함이 있는 곳도 있었고 spit bridge 도 걸어서 건넜다. 이 다리는 아주 큰 배가 지나갈때는 반으로 나뉘어져서 다리가 들어올려진다고 하니 사뭇 신기하다.
그 다리에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더 예쁜 바다를 따라 간다. 멀리서 볼때는 늘 높이 솟아오른 head 같은 모습이었는데 조금 올라선 능선을 따라서 걸으니 그 head가 위에서 보인다. 그게 걷는 높이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니 풍경이 걸으면 걸을수록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막상 맨리비치에 오니 사람들이 정말 너무 많았다. 여기는 아직은 여름같다. 가족끼리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역시나 해만 떠있으면 바다로 퐁당하는 사람들....
완주 기념으로 맨리비치 바로 앞에 있는 호텔 펍에서 맥주 한잔 하고 헤어졌다.. 오후 4시에 도착했으니 장장 9시부터 4시까지 7시간동안 걸었다. 쉬엄쉬엄 도시락도 까먹고 화장실도 자주 들려주고 생수탭이 있는 곳에 멈춰서 물도 마시고 하면서.
오늘 아주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
바다에 언덕에 계단에 비치에 꽃에 울창한 숲에 이름모를 꽃에 하얀 구름과 새파란 하늘에...
그 모든것이 어우러져서 아주 아름다운 날이었다.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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